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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도는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해였다.

대학졸업 후 취업연계를 통해 바로 취업할 수 있었지만, 솔직히 바로 사회로 들어가기도 겁이났고

내가 학교에서 2년간 얻어간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분명 여러가지를 배운 것  같지만

1학년 때는 성인이 됐다는 해방감을 핑계로 놀고 군대를 갔다와서 사람이 됐나 싶었지만,  2학년때 다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핑계로 허송세월만 보냈다.

 

그 시절 나의 상태

 

 그러다 보니 졸업은 이미 한 상태였고, 나에게 남은 건 의미없는 대학 졸업장과 얼마 되지 않는 지식만 남아있었다. 

그러다 학교에서 졸업전에 올렸던 국비 교육 과정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프로그래밍을 공짜로 알려주고 

달마다 30만원씩 돈을 주며, 무조건 취업이 가능하도록 연계까지 해준다고 한다. 마땅한 목표도 없었고, 취업도 

막막했던 나한테 이런 조건은 사실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사실 내가 살면서 가장 잘

선택했다고 느끼는 결정 중 하나였다. 

 

 교육과정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완전 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학원에서 제대로 

스킬업을 하고 싶으면 국비교육과정은 솔직히 지나고 보니 추천하고 싶진 않다. 케바케라는 말도 있지만

운에 맡기기엔 3~6개월이란 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이것과 관련해서 나중에 내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국비교육과정의 장단점을 포스팅해야겠다.

 

 완벽하다 느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느낀 이유는

여러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조가 고정이 아니라 로테이션 형태로 돌아가면서, 조를 형성했는데

그렇게 조를 형성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했고, 정말 다채로운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됐다. 또 거의 조가 바뀌기 전에  발표를 할 때 사다리에도 걸리고 자발적으로 하기도 하고

어쩌다 떠밀려서 맡게 된 경우도 있는데, 사실 그때는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밀려왔지만 지금 현 직장에서 발표로 

칭찬받을 만큼 그때의 경험이 아주 유용하게 작용했다. 

 

 여러사람들과 만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 실력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엔 내 자존감도

점점 상승하기 시작했다. 졸업직후의 내가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은 나는 정말 이 업계에서 탑을 찍어야겠다.

라는 확신으로 변해갔다. 만약 졸업직후에 그냥 어영부영 있었다면, 이런 성취감을 맛보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리고 6개월의 막바지에 최종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물론 학원내에서 하는 것이긴 하지만 최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사실 최종팀이 나를 포함해서 비전공자 4명이라, 처음에는 4명모두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해줬던 우리 팀원들이 있어서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따봉

 

개근상을 제외하고 생에 처음으로 수상한 상이었기에,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받은 보답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서 지난 6개월을 돌이켜보니,  새벽까지 공부해도 지치지 않았고, 주말을 반납하고 하는 스터디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마음이 잘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스터디를 하면서 소소하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사실 되게 의미 있었던 것 같다.  

 

 수료를 마치고 취업까지는 1달정도 걸렸던 것 같다. 학원 관계자 분이 계속 자리를 알선해주고, 

시간에 맞춰서 면접이 보면 되는 방식이었다. 

 

 이때 한가지 실수를 했는데, 여러 곳에서 면접을 보지 않고 그냥 들어오는 대로 회사에 대해 확인하지도 않고, 

가장 먼저 합격 통보한 곳에 들어갔다. 그리고 연봉에 대해서도 겸손하게 부를 필요 없다는 것도 이때 깨달았다.

면접볼때도 말은 엄청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연봉을 물어볼때 그냥 겸손하게 말했던 것이었는데. 이글을 읽는

분들은, 연봉은 무조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말하길 바란다. 회사라는게 이익을 쫒는 집단이기에, 낮게

부르면 낮게 부르는대로 준다. 또 명확하지 않아서 그냥 주는대로 감사히 받게다는 의사는 절대 비추지마라...

그냥 노예로 부릴 생각해 신나서 낮게 줄 것이다. 그렇게 처음으로 들어간 회사에서의 연봉은 2600이었다.

 

그래도 기쁜마음으로 출근을 했고, 정말 잘못 선택한 회사였다고 느끼기 까지 1달도 걸리지 않았다.

연봉은 사실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보다 더한 것은, 공휴일도 쉬지 않는 회사에 협업사가 모두 공휴일로

쉰다는 이유로, 개인의 연차를 사용해서 다같이 쉬자는 회사.. 그리고 대표라는 사람은 말 그대로 왕이었다.

전직원의 정장차림의 강요와 자신의 커피와 식사를 막내들에게 대령하라는 마인드, 개발자들에게 금요일마다

대청소를 시키고, 난에다가 물을 주는 등 온전히 직원의 몫 온갖 잡무란 잡무들은 다시켰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웹 개발이 아닌, DB에서 데이터 확인이나 검수 하루에도 수십통은 받는 유지보수 전화

등 단 한달만에 퇴사를 생각하게 했다. 물론 웹 개발도 진행하긴 했었지만, 웹 개발과 관련 한 사수는 한명도 없

었고, 나 혼자만 웹 개발을 진행하기로 계획이 짜여있어서 기존 잡무+업무+웹개발 식으로 워라벨은 생각도 못하는

야근의 일상이었다. 그리고 첫 회사다 보니 사실 다른 회사도 이럴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퇴사를 결심하고, 이 회사를 나오게 됐다. 입사한지 딱 2달만의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잘못 생각한 건 아닌지, 사실 모든 회사가 이럴 텐데

순간의 선택으로 좋은 기회를 놓친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내 인생에 있어서 두번째로 잘한 선택이었다. 

 

 

물론 새로 입사하기 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두달여간 방황을 했고, 퇴사 후 한달안에 빠르면 2주안에 입사를 하자고 했던 나의 결심과는 다르게

경력도 없는 나에게 알맞는 일자리는 생각보다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두달이라는 시간동안 여러곳을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대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생각외로 다시 연락이 오는

회사는 없었다. 연봉을 너무 높게 불렀는지 아니면 내가 면접을 못봐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내가 문제인지

하는 생각에 이르렀고, 이 때 주변에 말은 안했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 포기하고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하자고 마음 먹었을 때, 뜻하지 않게 괜찮은 면접제의가 들어왔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였고, 면접은 화상으로 진행됐다. 생각보다 면접 분위기가 무거워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졌고, 마치 '너 제대로 알고 있는 거 맞아? 이론도 모르고 그냥 아는대로 말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래서 중간중간 말도 더듬고, 부족한 모습을 계속 보여줘서 그냥... 마음을

내려놓고 면접을 본 뒤에 알바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틀 뒤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나오라고 

사실 이때 너무 기뻤다. 물론 대부분의 신입사원이 그렇겠지만 회사에 뼈를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연봉도 전에 회사에서 데였던것을 바탕으로 높게 불렀던 탓인지, 내가 원했던 것보다 높게 책정이 

돼서 기뻤다. 그렇게 2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 부터 출근을 하게됐다.

 

 그리고 출근한 지 딱 3일만에 전에 회사를 그만둔게 얼마나 잘한 일인지 깨달았다.

존중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 까지가 내 21년을 되돌아 보면서 느낀 생각들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요즘 블로그에 글도 올리지 않고 배운 것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느낌이라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21년을 정리해보면, 다시 열정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그럼 여기서 이만 21년 회고를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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